요즘 집중력이 떨어지고 늦잠을 자는 날이 늘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늘은 전남대학교를 둘러봤다.
지역거점대학답게 규모가 크고 조경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걷는 것만으로도 캠퍼스다운 느낌이 났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내 모교인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가 떠올랐다.
WISE캠퍼스는 소수의 개혁 의지 덕분에 일부 변화를 꾀하긴 했다. 구 동아리 시설 공실을 활용해 강의실과 자습 공간을 만든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고질적인 기숙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정문 앞 학교 사유지는 약국과 주차장으로 방치되고 있다. 석장동에는 화랑 시설도 있고, 대학 부속병원과 정문 사이 논지도 있다. 충분히 활용 가능한 부지인데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게 씁쓸하다.
비교 대상이 없었다면 모를까, 전남대뿐 아니라 카이스트, 연세대를 보고 나니 벽이 크게 느껴진다. 서울 캠퍼스는 주변 상권이 시설 부족을 어느 정도 메워주지만, 지방 캠퍼스는 그마저도 없다. 결국 시설 자체가 경쟁력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대학만이 아니다. 지자체의 마인드도 한몫한다. 한때 캠퍼스 이전 논의가 있었을 때 시장이 강하게 반발했고, 법적으로도 수도권 이전은 막혀있는 구조였다. 학생 유치와 전입신고를 원하는 지자체 입장이라면 오히려 캠퍼스 시설 개편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현실은 지역화폐 뿌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낙후된 시설은 인재 유출로 이어진다. 유능한 학생들이 전과하거나 서울 캠퍼스로 편입하는 현상이 상당하다. 충분한 재원이 확보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인프라 투자는 전무했다. 인구감소와 인건비·자재비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설 투자를 미룰수록 나중에 치러야 할 비용은 더 커진다.
마스터플랜을 봐도 기존 부지 내 개편안만 있을 뿐, 인접 논지 매입이나 방치 중인 실습용 토지 활용 계획은 없다. 차라리 지금 인프라와 문화복지시설에 투자해 캠퍼스 몸집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길이 아닐까. 사립대로서 자립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이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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